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이야기가 전기차다. 내연기관에서 순수전기차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디자인 변화에 대한 고민이 다양하게 보여지고 있다. 이런 디자인 변화에 대한 흐름은 단순히 가솔린이나 디젤에서 순수 전기차로 만들어지면서 메이커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순수전기차로 전환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라디에이터 그릴로 많은 고민을 했을 듯하다. 내연기관에서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해 공기를 흡인하도록 마련되는 부분이 라디에이터 그릴이고, 안쪽에 위치한 라디에이터 냉각수가 뜨거워진 엔진을 식혀주도록 해 준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우 다양한 디자인으로 1차적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함은 물론 브랜드 전통과 패밀리 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역할을 하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순수전기차로 바뀌면서 전통과 패밀리룩을 뒤로 한 채 사라져가고 있다. 전동화 모델의 초창기에는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을 살리면서 디자인이 이루어졌지만 순수전기차로 돌아선 후에는 전기차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라디에이터 그릴이라는 이름은 없어지게 됐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와 잘못된 부분으로 오너들에게 맞는 것인가라는 의미를 갖도록 한 모델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브랜드마다 독특한 이미지 변화를 하고 있다.

순수전기차에 있어 라디에이터 그릴은 마스크를 쓴 듯한 모습을 갖고 있다. 전동화에 접어들면서 브랜드들의 고민이 라디에이터 그릴에 대한 존재에 대한 유무였고, 전기차 경쟁력의 시대에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사실, 내연기관이 보여주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를 대표하는 디자인이었기때문에 제일 중요하게 다루게 되었고, 몇 번이고 디자인을 뒤풀이하면서 결정하게 됐다. 결국,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 시장 경쟁에 있어 가장 우선되는 과제였고 이제는 전기차에서도 똑 같은 과제가 되고 있다.

전기차의 가장 일반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모습으로 시작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던 자리를 막으면서 시작을 알린 전기차 디자인은 밋밋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후에는 메이커마다 자신들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전동화를 라디에이터 그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초창기 스타일을 만들었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의 모습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기차만의 전용 플랫폼이 자리잡게 되면서 전혀 새로운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순수전기차에 대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브랜드의 경우 현대차, 기아가 순수전기차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내연기관에서 시작된 모델과 순수전기차로 시작된 모델들이 서로 다른 스타일로 진행됐다. 하지만 아이오닉과 EV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순수전기차도 자신만의 패밀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차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아이오닉이 5, 6로 변화를 진행해 나가면서 라인업을 구축했고, 기아는 EV로 6, 9울 출시했고, 올해에도 3, 4가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순수 전기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는 내연기관과 비슷하지만 변형된 모습을 가져오면서 앞으로 브랜드가 순수전기차에 보여줄 스타일을 완성했다. 여기에 쉐보레는 전기차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해 놓고 있으며, 르노코리아도 이전의 전기차와 다르게 올해부터 출시될 모델들에 적용할 계획이기때문에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디자인 변화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유무와 전체적인 흐름을 어떤 쪽으로 가져갈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도 비슷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전기차로 자동차 만들기를 시작한 테슬라는 모델들이 패밀리룩을 구축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내연기관이 갖고 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이용한 듯 유지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자신들이 구축해 오던 그릴 만들기를 하면서 시대가 원하는 변화된 모습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적인 디자인을 살리면서 그릴은 천천히 사라져가면서 또 다른 모델들이 태어나고 있다. 

메르세데스-EQ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EVA2를 기반으로 그릴과 같은 디자인으로 전기차를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BMW도 키드니 그릴을 전기차에도 이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5시리즈와 7시리즈에 적용한 BMW 아이코닉 글로우로 새로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수입차들에게 있어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디자인으로 완전히 제거하고도 인기를 끌고 있는 볼보 전기차(EX)들도 통일적인 디자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이 전기차는 ID라는 명칭을 바탕으로 내연기관과 비슷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아우디도 e트론이라는 흐름 하에 강인한 인상을 전달하는 디자인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푸조는 차체 색상과 같이 맞추면서 사라진 듯 보이도록 하면서 미래 전기차에 대한 새로움을 만들어 놓고 있다. 또한, 렉서스는 완벽하게 기존 모델과는 다른 스타일로 시선을 끌도록 만들면서 새로운 디자인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순수전기차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브랜드들이 고민을 했던 앞모습이 천천히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 전용 플렛폼을 새롭게 구축해 스타트를 빠르게 한 브랜드들은 확실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면서 라디에이터 라인에 불빛으로 마스크를 썼던 단순함을 뛰어 넘었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를 추진한 모델들은 아직까지 라디에이터 그릴에 대한 유무를 결정하지 못한 듯하다.